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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머니나!””아이 참! 정말 무서워 죽겠네! 바람 좀 쐬러 밖에 나오자마자, 싸움판만 구경

하게 됐으니!”미모의 아가씨는 이렇게 몇 마디를 남겨 놓고 찻집 문밖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했

다. 입으로는 무서워 죽겠다고 하면서도 아가씨의 태도에는 조금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었

다.아가씨는 찻집 문밖으로 걸어 나오자, 갸우뚱갸우뚱 조용한 걸음걸이로 네 사람이 서 있

는 한복판을 헤치고 거침없이 지나쳐 나갔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카만 두 눈동자에는 귀여운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소맷자락을 하느적하느적 흔드는 품이 눈부신 태양 광선 아래서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이 아리땁고 매혹적이었다.비운은 고칠 수 없는 버릇이란 듯, 입을 삐

쭉삐쭉하면서 아가씨의 뒤를 바싹 따라가고 있었다.땅딸보 염라는 그 사람됨이 삼기와는 전

딴판이었다.젊었을 때 그는 남달리 여색(女色)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인물이다. 비록 나이를

많이 먹어서 다소 점잖아졌다고는 하지만, 아리따운 아가씨의 모습을 보자, 그의 마음은 젊

었을 때와 꼭같이 싱숭생숭해졌다.즉각에 삼기놈들에게 일장(一掌)의 공격을 가하고 싶었지만

, 자기가 무시무시한 장풍(掌風)을 발휘했을 때 공연히 죄도 없는 미모의 아가씨까지 바람에

휩쓸려서 날아 버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어, 얼른 손을 거둬 들이고 몇 발자국을 뒤로 물러섰

다.그의 괴상 망측하고 엉큼스런 눈초리로 아가씨의 아래위를 연방 훑어보고 있을 뿐.

삼기란 놈들은 이때, 별안간 미모의 아가씨가 다소 수상쩍은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에 보통 아가씨라면, 이런 경우에 겁을 집어먹고 뺑소니를 치려고 정신을 못 차릴 터인데, 어

떻게 감히 남자들의 싸움판 한복판을 헤치고 태연 자약하게 걸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무예계의 아가씨라고 속단을 내릴 수도 없었다. 갸우뚱갸우뚱하는 아가씨

의 걸음걸이가 그런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했다.아가씨는 찻집 문밖을 나서서 몇 발자욱을

떼어 놓지 못했을 때, 벌써 숨이 차서 할딱할딱하는 소리를 삼기들은 분명히 들었다.약하디

약하게 생긴 아가씨, 아장아장 어린 아이같이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약골(弱骨)아가씨.

계집종이 부축하지 않는다면 찻집 대문도 혼자서는 넘어서기 어려울 것만 같이 나긋나긋하

고 가냘프게 생긴 아가씨.이런 여러 점을 종합해서 생각했을 때, 삼기란 자들도 한 발자국을

선뜻 옆으로 비켜 서지 않을 수 없었다.’이 아가씨는 왜 여기까지 걸어 나온 걸까?’미모의 아

가씨는 그야말로 섬섬 옥수라고 해야 할 만한 미끈하고 고운 손으로 연방 자기 가슴을 문

질렀다. 무서워서 견딜 수 없다는 듯, 네 사람이 서 있는 곳에서 일 장쯤 떨어진 곳에 조용히

서서 얌전하게 말했다.”싸움은 하지 말아요! 무슨 일이 있으면 말로 할 일이지 난 무서워서

죽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