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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사 허비의 이런 버릇을 모른다. 그가 왼손을 먼저 쓰는 줄로만 알고 있다가 엉뚱한 작전에

말려 들기 십중 팔구였다.그러나 여허 노인은 꼼짝도 않고 조용히 서 있다가, 두 소맷자락에

전신의 힘을 집중시켜서 홱 뿌렸다.일견사 허비가 또 징글맞게 웃어 젖혔다.”우흐흐흥! 늙은

것이 제법 침착한 편이군!”말소리가 그치는 순간, 일견사는 오른팔을 번쩍 쳐들었다.소맷자락

속으로부터 식지(食指)만 남아 있는 손이 불쑥 튀어 나왔다.한줄기 억센 바람이 그 손가락 하

나에서 뻗쳐 났다.쌩! 쌩!쇳소리같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불로신선

여허 노인은 경각을 지체치 않고 두 발을 훌쩍 날렸다. 몸을 비스듬히 옆으로 뽑고, 몇 발자

국인지 뒤로 물러 나왔다.몸을 가누고 서기 전에, 그대로 오른편 소맷자락에 전력을 집중시켜

홱 쓸어 버렸다. 소맷자락에서 뻗쳐 나는 거센 바람의 힘은, 하늘도 놀라고 돌도 으스러뜨릴

만큼 무시무시했다. 억천만 근의 무게를 지닌 바윗돌처럼 그 소맷자락의 바람 줄기는 곧장 일

견사에게 습격해 들어갔다.그러나 일견사는 여전히 징글맞게 웃으며 응수할 뿐이었다.

“우후후흥! 늙은 것의 소맷바람이 어지간하군. 시원하라고 부채질을 해주는 셈인가?”

일견사는 번갯불처럼 몸을 날렸다. 귀신의 그림자가 흔들리듯 날쌘 동작이었다.불로신선의

신법(身法)보다도 훨씬 날쌨다. 오른손에 남아 있는 식지(食指) 하나를 꼿꼿이 뻗쳐서, 불로

신선의 왼편 옆구리에 제이격을 가했다.불로신선 여허 노인은 가슴이 뜨끔했다.일견사 허

비의 신법이 무슨 수법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의 지풍(指風)을 피할 만한 겨를이

없어서, 무작정 왼편 소맷자락을 휘둘러서 상대방의 힘을 쓸어 버렸다.불로신선 여허 노인

의 이 유운비수라는 수법을, 당대 무예계에서 감당해 낼 만한 인물은 손으로 꼽을 만치 드

물었다.그러나 어찌 상상이나 했으랴.소맷자락을 아무리 휘둘러도 일견사의 손가락에서

뻗쳐 나는 바람을 완전히 쓸어 버릴 수 없었고, 그것이 도리어 생, 쌩 하는 무서운 소리를

내며 육박해 들어올 줄이야.여허 노인은 대경 실색했다.그가 왼편 소맷자락을 홱 뿌리며,

그와 동시에 왼편 다리를 슬쩍 올리고, 오른편 다리로 빙글 몸을 돌리는 순간에, 일견사의

무시무시한 지풍이 아슬아슬하게 여허 노인의 겨드랑이 밑을 스쳐 나갔다.그리고 겨드랑

이 밑 널따란 소맷자락에는 커다란 구멍이 뻥 뚫어졌다.일견사 허비는 여전히 징글맞게

웃었다.”우후후흥! 나의 제삼격을 받아라!”말소리가 그치는가 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