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떻게 해서 스승님을 위험한 지경에서 구해 드렸다는 겁니까?”그제서야 조삼도는 천천히 마음

을 진정시키는 모양이었으나, 역시 가슴이 두근거리는 듯, 성급히 탁탁 내뱉듯 말했다.”아, 그

런데 말이다! 늙은 도사는 나의 치명적인 급소를 일격에 찔러 버리려고 덤벼들면서 별안간 호

탕하게 웃어 젖히며 소리를 질렀다. ‘천기부록을 빨리 내놓아라! 그렇다면 네놈의 목숨만은 살

려주겠지만‥‥‥ 만일에 끝까지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늙은이는 말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웬일인지 나의 급소를 찌르려고 뻗쳤던 오른손이 맥이 탁 풀려서 축 늘어지며 전신

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틈을 타서 나는 재빨리 몸을 단숨에 몇 장쯤 훌쩍 날렸다. 뒤도 돌아다

볼 겨를이 없이 그대로 걸음아 날 살려라고 뺑소니를 쳐 버렸다. 이렇게 되었기 때문에 과연 어

떤 사람이 아슬아슬한 고비에 늙은 도사에게 압력을 가해서 나를 구해 줬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됐다.”연비는 한편으로는 노를 저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흥분된 말투로 물었다.”아, 그렇게

해서 바로 그 걸인 도사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오시게된 거군요?””천만에!”조삼도는 강물

위를 이리저리 휘둘러 보고 나서야 다음 말을 계속 했다.”내가 불과 십 리 거리도 달아나지

못했을 때, 나의 등덜미에선 걸인 도사의 징글맞은 웃음소리가 또 지긋지긋하게 들려 왔다.

다행히 그 늙은이와의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경신술을 최고도로 발휘

해서 간신히 놈에게 붙잡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허허벌판에서 그 늙은 것에게 쫓겨 다니게

되면 도저히 붙잡히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나는 남쪽 성문으로 몸을 날려서 성

안으로 들어섰다. 거리에 오고 가는 많은 사람 틈에 섞여서 어떤 주점(酒店)으로 무작정 뛰

어 들어갔다가 다시 뒷문으로 빠져 나왔다. 그러고는 아무 집에나 닥치는 대로 살며시 들어

가서 이 옷 한 벌을 훔쳐서 바꿔 입고, 동쪽 성문 밖으로 뺑소니쳐 나왔다. 이렇게 해서 늙은

것의 손아귀에서 가까스로 빠져 나온 셈이다. 그러나 나는 그 길로 곧장 이리 달려올 수는 없

었다. 그래서 이리 돌고 저리 숨고 하면서 간신히 이제야 여기까지 빠져 나온 것이다.”갑자

기 언성을 낮추어서 연비에게 속삭이듯 물었다.”넌, 이 강변에서 무슨 수상쩍은 점을 발견

하지 못했니?””아무 일도 없었습니다.”신안묘수 조삼도는 또 한 번 속이 후련하다는 듯

긴 한숨을 시원스럽게 내쉬었다.”휴우, 이번에는 요행으로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들이 정체를 버젓이 드러내고 돌아다니면 무예계의 고수급 인물이란 자들이 모조리 우리 뒤

를 쫓아올 것이다. 그때는 우리 사제(師弟) 둘의 힘만 가지고는 도저히 버틸 도리가 없을 것

이다.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장차 닥쳐올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연비가 또 성급히

물었다.”스승님! 어됐든 우리는 동래 산장(東萊山莊)으로 돌아가야겠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