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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꾼은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와하하하!””우후후후!”

여인숙 안의 수많은 호걸, 협객들은 저마다 우습다고 박장 대소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수선스

런 웃음 속에서 창피한 꼴을 당하고 보니, 여인숙의 심부름꾼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번에는 왼쪽 발에 있는 힘을 다해서 걸인 도사의 허리를 부러져라고 내질렀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 숫제 그대로 있었던 편만 못하게 되었다.왼쪽 발마저 걸인 도사의 허리에 찰싹 달라붙은 채,

꼼짝달싹도 하지 않으니, 이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심부름꾼 녀석은 어쩔 도리가 없이

, 몸뚱어리만 땅바닥에 나둥그러져 엎치락뒤치락 안간힘을 쓰며 허우적거렸다.여러 사람들이 배

를 움켜쥐고 저마다 웃고 지껄이는 바람에 여인숙 넓은 대청 안은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았다.

그런데도 걸인 도사는 코를 드렁드렁 골면서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을 뿐이었다. 코고는 소리

가 흡사 벼락 소리같이, 대청 넓은 공간을 뒤흔들었다.보통 손님들은 물론,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여인숙 대청 왼편으로 놓여 있는 식탁 가에 자리잡고 앉아있던 네 사람 중에

서, 홀연 한사람이 놀라움을 참을 수 없다는 듯 괴상한 음성으로 벌컥 소리를 질렀다.”앗! 저게 바

로 걸인 도사로구나!”걸인 도사란 말은 여러 사람들에게 마치 청천벽력처럼 무시무시하게 들렸다

. 무예계 변두리에서 허송세월을 하는 형형색색의 건달패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입을 꼭

다물어 버리고, 웃기는커녕 부들부들 떨고 있지 않은가.계산대 높직한 자리에 앉아 있던 여인숙 늙

은 주인은, 비록 무술을 알지는 못한다고 하지만, 여인숙 영업을 워낙 오래 했고, 눈으로 보고 귀

로 들은 일이 많아서 다소나마 무예계 사람들을 분간할 줄 알았다.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눈치 빠

르게 알아챈 늙은 주인은, 선뜻 자리에서 내려와 걸인 도사의 신변으로 달려갔다.정중하게 읍을

하고 말했다.”도사 어르신네 ! 소인이 진작 알아뵙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관대히 용서해 주

시기 바랍니다!”늙은 주인이 이렇게 말하자, 걸인 도사의 요란스럽게 코를 골던 소리가 딱 그쳤다

. 도사는 입을 크게 벌리고 뻥긋 웃더니, 훌쩍 몸을 뒤집었다.그제서야 심부름꾼 녀석의 두 발이

다시 움직이게 되었다. 심부름꾼 녀석은 울상을 해가지고, 천천히 땅바닥을 엉금엉금 기어서 간신

히 몸을 일으켰다. 죽다가 살아 난 것은 아니라지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놀림감이 되었던 일을

생각하니, 울화통이 그대로 가라앉을 리 없었다.녀석은 두 손으로 허리를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