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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건 못하겠어요!””핫! 핫! 핫! 세상에 못할 일이 뭣이 있단 말이냐?”서기는 그 이상 아

무 말도 더 하지 않고 껄껄대며 방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유사고 아가씨의 가슴속은 방망

이질을 하듯 펄떡펄떡 뛰었다.물론 처녀의 몸으로서, 물을 자기 입에 머금어 가지고 입과 입

을 맞대고 남자의 입 속에다 흘려 넣어 준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스승 서기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과연 그 방법 밖에는 다른 어

떤 방법도 없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아가씨는 나무 침상 위에 조용히 잠든 채 약

간 벌리고 있는 소세옥의 두툼한 입술을 물끄러미 바라다봤다. 얼마나 대장부다운 매력이

넘치는 준수한 얼굴이냐!또 소세옥의 그 두툼한 입술이 자기 입술을 맞추어 주기를 얼마나

갈망하고 있었던가?이제 ‥‥‥ 이제는‥‥‥‥아가씨는 자기 자신도 모르게 훨훨 타오르

는 이성의 입술에 대한 맹목적인 욕구를 억제할 도리가 없게 되었다.마침 방안에는 아무도

딴사람이라곤 없으니, 처녀의 몸으로서 부끄럽다 하지만, 그게 뭐 그다지 대단한 일이랴.

아가씨는 앙큼스럽게도 날씬한 허리를 꾸부리고 큼직한 뚝배기에서 물을 한 모금 잔뜩 입

에 물었다. 꾸부린 허리를 펴지도 않고 그대로 침상 가까이 몸을 옮겨 일부러 그 날씬한

허리로 소세옥의 옆구리를 지그시 눌렀다.고개를 대담하게 푹 수그렸다.입술과 입술이

맞부딪쳤다.아가씨의 입 속에 담뿍 들어 있는 맑은 물이 천천히 소세옥의 입속으로 흘러

들어갔다.일견사 허비의 지법(指法)은 천산파(天山派)의 유명한 수법을 배운 것이라고

하지만, 그는 천산 절정에 있는 얼음 동굴 속에서 따로 어떤 이인(異人)에게 음한기(陰寒氣)

를 발사하는 오묘한 수법을 배웠고, 다년간 불철 주야 그것을 단련해 왔다.이것이 소위 일지

진천산(一指震天山)이라는 지법(指法)으로서, 제삼자로서는 불가사의에 속하는 놀라운

수법이었다.거기서 발사되는 음한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기독(奇毒)을 지니고 있으

며, 그 이인이란 사람은 애당초 일견사 허비에게 이 수법을 가르쳐 주었을 때, 단지 장력(掌

力)만 가지고 음한기를 발사하여 상대방을 거꾸러뜨리는 데에 초점을 두었는데, 일견사 허

비는 엉뚱한 배짱이 있어서, 손가락까지 이 수법을 발휘할 수 있도록 특별한 단련을 쌓은 것

이었다. 그래서 지력과 장력을 일시에 겸용하는 묘한 재간을 몸에 지니게 되었다.본래가 장

풍(掌風)의 힘이란 단지 한 개의 면(面)을 초점으로 하고 들이치는 것이다.그러나 지풍(指風

)이란 무수한 점(點)을 노려서 총력을 집중하여 들이치는 것이다. 그 ‘점’이라는 것은 곧 사

람의 몸에 무수하게 흩어져 있는 치명적인 요혈(要穴)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