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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발각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소세옥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두 분께서는 몸조심하십시오. 소생은 그만 이곳을 떠야겠습

니다!”유사고 아가씨는 소세옥이 떠난다는 말을 듣자, 금방 가슴 속이 미어지는 듯 괴로운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청년 소세옥과 더불어 영원히

함께 있을 줄만 알았더니 이렇게 금방 떠날 줄이야‥‥‥그러나 스승 앞에서 감히 무슨 말

을 할 수 있을 것이랴.소세옥은 두 손을 맞잡아 두 사람에게 정중히 읍을 하고, 몸을 바람

처럼 훌쩍 날렸다.그 역시 한줄기의 뿌연 연기처럼 형체를 감추고 산꼭대기를 향해서 단

숨에 달려갔다.산꼭대기에 우뚝 내려 서자, 눈을 똑바로 뜨고 사방을 휘둘러 보았다. 그러

나 방금 그렇게 전광석화같이 빠른 속도로 먼저 날아든 그 사람의 그림자는 어디서도 보이

지 않았다.인적이 없는 산꼭대기는 조용하고 쓸쓸할 뿐 찌르르 찌르르 들려오는 풀벌레 소

리를 제외한다면, 죽음 같은 정밀(靜謐)만이 꽉 차있었다.그러나 소세옥은 실망하지 않

았다.다시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올려 훌쩍 날렸다. 곧장 맞은편에 있는 또 한군데 높은 산

봉우리를 향하고 달려갔다.그 높은 산꼭대기에서는 산 아래 한군데 계곡 어귀가 똑똑히 내

려다보였다.거기에는 몇 사람의 그림자가 조용히 서 있었다.달빛에 검광이 번쩍번쩍 빛났

다. 한눈에 그들이 무예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소세옥은 또 몇 번인지 훌쩍훌쩍

몸을 날렸다.순식간에 계곡 어귀 가까운 곳에 다다랐다. 한군데 몸을 찰싹 붙이고 섰다.

밝은 달빛의 힘으로 그 몇 사람 중의 두 사람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은 바로 청성

파의 이괴(二怪)인 홍수노괴 한신과 흑수천왕 영춘이었다.두 괴물 노인들 앞에는 나이 마흔

이 넘음직해 보이고, 두 눈에서 날카로운 광채를 발산하는 선비 차림의 중년 사나이가 서 있

었다.또 선비 차림의 중년 사나이 좌우 양편으로는 칼을 등에 메고 있는 두 명의 소동(小童)

들이 서 있었다.오른편에 서 있는 소동은 손에 한 자루의 장검(長劍)을 단단히 움켜잡고 있으

며, 왼편에 서 있는 소동은 청성파의 두령을 상징하는 금으로 만든 붉은 나무 잎새 같은 형상

의 표적물을 두 손으로 떠받들고 있었다.청성파의 두 괴물 노인들 뒤에는 네 사람의 장정들

이 한일자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었다.각각 손에 서슬이 시퍼렇게 번쩍번쩍 광채를

발산하는 장검을 잔뜩 움켜잡고…소세옥은 한 번 죽 훑어보고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선비 차림의 중년 사나이는 틀림없이 청성파의 두령 구양흔인 것이고, 좌우 양편으로 서 있

는 소동들은 저 유명한 청성 이소(靑城二小) 나운과 축월이라고 판단했다. 또 그 뒤에 있는

네 사람의 장정들은 말할 것도 없이 청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