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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감치 포기했다.그렇게 나는 길러졌다.중요한 것을 정하거나, 제대로 된 인간상을 정립

하거나, 삶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모두 그들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내가 만든 것, 만들어야

할 것은 없는 것이나다름 없다. 단지 그것을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참아야 한다는 진부

한 소리만 들을 뿐이니까.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 보는 것은 책이나 만화책. 현실에서

있을 법 하거나,아예 있을 리도 없는 일을 그럴싸하게 엮어서 내놓은 것을 보고 있자면 가

슴이 뛰곤한다. 물론 늙은 꼰대들은 그것이 모두 악마의 세례를 받은 물건인양 치워두고

멀리하라고 한다. 제대로 된 인간이 되려면 그런 것을 당연하게 멀리해야 한다는것이다.

그래서 그 제대로 된 것이 뭔데?매일 신문이나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국회의 싸움판이나

부정부패로 얼룩진 공직사회에서 고개숙인채 경찰 앞에 앉아있는 작자들이나, 혹은 뻔뻔

하게 뻣뻣한 머리세우고 다니는 사람들? 그게 어딜봐서 제대로 되었다는 거야? 어린애 눈

으로 보기에도 그걸 제대로 되었다곤 하지 않을 거야.그들의 말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자신들이 잘못되엇을 거라는 생각은하지 않은 채 편견에 사로잡혀 나를, 우리를

잘못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그게 참을 수가 없다.자신의 잘못은 알아보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뜻과 상반되거나 맞지 않은 매체들을격렬히 거부하는 그런 작태는 뭔데? 스

스로가 잘났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얼마나 잘났는데? 그런 당신들이 대체 뭐가 잘

나서 나에게 교육을 하겠다는거야? 당신들과 똑같이 살아가라는 식의 그 ‘제대로’된 사

고방식을 주입받아서는 지금과 같거나 혹은 더 나쁜 사회를 만들라는 거야?난 그런 것

을 거부했다.내 세상은 내가 스스로 만들고 싶기에 그들을 거부했다. 그들이 가르치는

대로 배우고 싶지 않아.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하고 싶지 않아. 난 나의 방법이 있어. 내

뜻대로 살거야.그런 와중에 내가 접한 다양한 매체는 나를 들뜨게 했다. 현실이 아닌

공간에서그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거나 개척하였고, 목표에 도달하였다. 고난도 있고,

역경도 있지만 그것을 모두 이겨내고서 그들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

서 그것은 너무나 멋있었고, 아름다웠다. 동경하고 있었다.나도 저렇게, 저들처럼 특수

한 상황에 처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지 않을까? 아니야. 나라면 조금 다르게 했을 거야.

나라면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이곳과 다른 그 어떤 세계에서라면, 나는 나 자신의 진

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다른 사람들이 나의 진면목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

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막연하게 그런 것을 상상해왔다.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