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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없었습니다!””흥! 바보 같은 것들! “홍백 아가씨는 연방 코웃음을 치면서 매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두리번두리번 훑어보며, 또 호통을 쳤다.”어서 그 사람을 찾아오란 말야! 만약에 그 사람을 도로 찾아

오지 못한다면, 네놈들은 모조리 방규(幇規)에 의하여 사죄(死罪)로 다스려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비록 앙칼지고 매섭다고는 하지만, 일개 처녀의 앞에서 십여 명의 장정들은 고양이 앞의 쥐같이 꼼짝

도 못했다.”네! “”잘 알았습니다!”그들 십여 명의 흑의사자들은 일제히 대답을 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번갯불처럼 어디론지 흩어져 버렸다.홍백 아가씨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이편으로 돌리고, 자운 아

가씨가 서 있는 초가집 대문 앞을 향해서 걸어오며 연방 냉소를 터뜨렸다.”흥! 이건 정말 아가씨에게

웃음거리가 돼 버린 걸요! 흥! 어떤 놈이 감히 이곳에까지 침범해서 제멋대로 까불고 달아나다니?”

자운 아가씨는 일부러 깜짝 놀라는 척했다.”네? 그게 정말? 어떤 대담한 놈이 그따위 짓을 했을까요?”

홍백 아가씨는 약이 바짝 올라서 찢어질 것만 같이 날카로운 음성이었다.”어떤 놈인지는 몰라도 내

가 찾아내기만 하면 그 놈은 세상을 더 살아 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걸 !”자운 아가씨는 내심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을 금치 못하면서도 천연스럽게 말해 주었다.”내 생각 같아서는, 이런 데를 감

히 침범한 사람이라면 십중 팔구는 신영시자의 산형학(散形學)이란 놀라운 재간을 배운 사람 같군

요. 그밖의 무예계 인물로서야 이런 험준한 산협에서 어떤 사람을 쥐도 새도 모르게 구출해 가지고

뺑소니칠 수 있겠어요?”자운 아가씨는 사실인즉 농담 삼아서 한 번 슬쩍 던져 본 말이었다. 그런데

홍백 아가씨는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시원스럽고 맑게 생긴 두 눈동자에 두

려운 빛이 확실히 서리어 있었다.”그렇다면 저 마생이란 청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신영시자의 문

하생이란 말인가요?”자운 아가씨는 담담하게 웃었다.”나도 그렇지 않은가 하고 추측하는 것뿐이죠

. 천하에 산형학이란 놀라운 재간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야 무슨 경신술을 가지고 감히 천하

제일방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속일 수 있겠어요?”홍백 아가씨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럴

성싶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여러모로 생각해 봐도, 자운 아가씨의 말이일리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홍백 아가씨 자신도 이 산협에서 몸을 뜰 때에는 워낙 험준한 곳이고 삼면이 모두

올라갈 수 없는 절벽이기 때문에 단지 한군데 계곡으로 통하는 한편 좁은 길로만 출입을 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