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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이 몸을 던진 강물을 목표로 삼고 쏜살같이 날아 들어갔다.연비가 깊은 물 속에서 노는 재간은 비록

놀랄 만한 것은 못 된다고 하지만, 그대로 제법 견디어 낼 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금강의 수면쯤

은 헤엄쳐서 다니기란, 그에게는 그다지 대단한 노릇이 아니었다.그는 마치 물고기 한 마리가 물 속으

로 몸을 감추듯,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중년 부인이 몸을 던진 강물 한복판까지 들고 들어갔

다. 그러나 연비가 강물 한복판으로 뚫고 들어갔을 때에는, 물에 몸을 던진 부인은 이삼 장쯤 떨어

진 먼 거리에 있었다.부인의 얼굴이 별안간 수면 위로 불끈 솟아 올랐다.”으아아악!”비명 소리와

함께 입으로 물을 왈칵 토해 놓고, 다시 물거품을 들이마시면서 물속 깊숙이 가라앉아 버렸다.

연비의 몸도 순식간에 물 속 깊숙이 뚫고 들어갔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두 발로 물결을 힘껏 뒤

로 걷어 질렀다. 그리고 쏜살같이 중년 부인의 신변 가까이 헤치고 들어갔다.신안묘수 조삼도가,

제자가 이미 죽는 사람을 구출하려고 물 속으로 뛰어든 것을 보자 어쩔 수 없다는 듯 혀를 찼다.

“그 녀석 참! 시끄러운 짓은 하지 말라니까‥‥‥‥”신안묘수 조삼도는 한편 자기가 평소에 제자더

러 아무리 도둑이라 해도 인정과 의리에 살라고 교훈해 온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제자가 중년 부인을 구출해 가지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 나룻배를 강 기슭

가까이 저어 나가기 시작했다.역시 조심조심 사방을 휘둘러 보면서, 강기슭에서 칠팔 장쯤 떨어

진 수면 위에 배를 멈추었다.그러나 뉘 알았으랴.그가 노를 멈추고 앞을 바라다보자니, 그때까지도

연비가 중년 부인을 잡아내지 못하고 절쩔매고 있을 줄이야.단지, 물에 젖은 여자의 새까만 머리가

불끈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하면서, 조삼도가 타고 있는 조그마한 나

룻배를 향하고 흘러 오고 있었다.강변에 서 있는 백발 노인이 또 미친 사람같이 발을 동동 구르

며 고함을 질렀다.”배 위에 계신 영감님! 좋은 일 좀 하십쇼! 내 며느리의 목숨 하나 살려 주십쇼!

바로 지금! 지금‥‥‥ 조금만 더 내버려 두면 살려낼 가망이 없습니다. 영감님! 사람 하나, 불쌍한

여자의 목숨 하나 제발 좀 살려 주십쇼!”신안묘수 조삼도가 또 한 번 강물 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

중년부인은 이때 갑자기 굽이쳐 흐르는 급류(急流)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었다. 물줄기의

속도가 갑자기 급해진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서, 차츰차츰 자기가 타고 있는 나룻배에서 멀어

져 가고 있지 않은가?만일에 이 순간에 그 여자의 몸을 건져 주지 못한다면, 도저히 살려낼 가

망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