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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하‥‥‥ 핫! 핫! 핫!”점창파의 사걸들이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해해해‥‥‥ 해해 ‥‥‥”

청성파의 홍수노괴도 간사스런 웃음을 참지 못했다.무당파의 명도자 제일명도, 화산파의 매소

천도 빙그레 웃었다.평소에 얼굴에서 특별한 표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일견사 허비도, 이때만은

생끗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단지 소림파의 두 노인들만은 두 눈을 꽉 감고 통 말이 없었다.금오방

장도 화상의 몸인지라, 소리를 내서 웃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 마음속으로는 고소를 금치 못하

고 있었다.’그거, 참! 천둥 벌거숭이 같은 철부지 도련님이시군!’바로 이 순간에, 소나무 숲속으로

부터 칼끝같이 뾰족한 여자의 음성이 귀 아프게 들려 왔다.”아가씨! 빨리 와서 구경 좀 하세요.

여기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죠?”잇달아 또 다른 여자의 간드러지게 부드럽고 온순한 음성이

들려왔다.”비운아! 좀 찬찬히 가려무나! 아이, 이것 좀 봐! 등나무 덩굴이내 치맛자락을 휘감아

버렸으니! 이 못된 년아! 왜 나를 다른 데로 놀러 가게 안내하지 못하고 하필 이런 숲속으로 끌

고 들어오느냐?”여자들의 음성이 들려 오자, 죽 늘어서 있던 여러 고수들은 똑같이 깜짝 놀랐다.

너나 할 것 없이 모조리 저편 숲속으로 고개를 돌이켰다.그러나 소세옥만은 태연히 얼굴에 미소

를 띠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여자의 자지러지게 웃는 소리가 또 들려 왔다.”오호호호‥‥‥ 호

호! 아가씨, 그렇게 꾸지람만 하지 마세요. 제가 부축해 드릴께요. 이 숲속은 정말 근사해요. 제가

꽃을 얼마나 많이 꺾어 드렸어요? 아름답고 고운 꽃들을‥‥‥‥”한참만에, 그 숲속으로부터

두 여자가 걸어 나왔다.그중 하나는 계집종.숨이 차서 할딱할딱하는 아가씨를 부축해서 모시고

나왔다. 두 젊은 여자가 똑같이 전신에 새파란 녹색 옷을 입고 있었다.계집종은 짧은 웃저고리에

긴 바지를 입었고, 아가씨는 땅에 질질 끌리는 비단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걷어쳐 붙잡고, 한 발

자국 두 발자국 숨이 차서 할딱할딱, 얼굴이 온통 익어 오르는 사과같이 새빨갛다.계집종은 오른

손으로 아가씨를 부축하고, 왼손에는 산에 피는 꽃들을 수북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붉은 것, 푸른

것, 노란 것, 가지각색 꽃들이었다.숲속을 나서자마자, 두 젊은 여자들은 많은 사람들을 처음으로

발견한 모양이었다. 둘이 다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섰다.아가씨는 품속으로부터 비단 손수건을 꺼내서

앞머리 밑에 축축히 맺힌 향내 나는 땀을 씻고 있었다.계집종은 조그마한 부채를 하나 꺼내 가지

고, 쉴 새 없이 아가씨에게 서늘한 바람을 보내 주려고 홱홱 부채질을 했다.아가씨는 고개를 쳐들

어 여러 사람들을 휘둘러 봤다.”에그머니나!”갑자기 자지러지게 놀라는 소리를 지르며, 자기 가슴

을 오른손으로 연방 문질렀다.”에그머니 ! 또 칼을 가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