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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딴사람이 대꾸하는 소리.”오늘 밤에는 굉장한 구경거리가 있겠소! 밖의 소문으로는, 대각사의 금오상

인도 나타날 것이고‥‥‥ 또 천하제일방의 홍백 아가씨‥‥‥ 그리고 저 걸인 도사까지‥‥‥‥”

또 딴 사람이 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로챘다.”흥! 자네는 아직도 모르는 소릴세! 내가 알기에는 육

대 문파의 대표자들이 모조리 고수급 인물들을 인솔하고 이곳으로 몰려 드는 중이라고 하던데!”여태

와는 딴판인 전혀 다른 음성이,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체를 하고 으쓱대며 말했다.”흥! 모두들 나만 못

하군! 내가 알기에는 저 걸인 도사가 서문(西門) 밖으로 줄달음질을 쳐서 달려갔단 말이야! 어떤 사람

하나를 급히 뒤쫓는 게 분명하던데!”‘그가 서문 밖으로 나갔다구?’소세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서문 밖이라? 그러면 바로 금강이 아닌가! 서기와 내가 만나기로 약속한 곳이 바로 서문 밖 금강 강변

인데, 걸인 도사는 벌써 내 물건을 동도가 훔쳐 간 것을 눈치채고 당장에 뒤쫓아 간 게 아닐까? 만일에

오늘 밤에 비렁뱅이 도사까지 한몫 낀다면, 그야말로 세 괴물들이 한데 들러붙어서 구경거리가 가관이

겠다!’소세옥이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여인숙 문 앞으로 한 필의 준마가 요란스런 발굽 소

리를 내면서 달려들었다.으흐흐흥!모가지를 길게 뽑고 울부짖는 순간, 말은 네 발을 동시에 멈추고 우

뚝 섰다.말 위에는 전신에 흰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천사처럼 청초한 모습으로 단정히 앉아 있었다.

흰 비단으로 만든 덧저고리를 한 조각의 구름처럼 멋들어지게 휘날리며 표연히 나타난 젊은 여자.소

세옥은 흰옷의 젊은 여자를 힐끔 곁눈질해서 바라다봤다.스무 살을 갓 넘은 듯한 아가씨. 어지간히 요

염하게 생긴 얼굴이다. 양미간에는 어딘지 모르게 음탕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점도일견해서 간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염한 가운데도, 살기가 등등함을 감출 수 없는 미모의 아가씨.여인숙 안은 갑

자기 죽음같이 조용해졌다. 바늘 한 개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라도 분간해 낼 수 있을 만큼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모든 사람의 눈길이 동시에 일제히 말 위에 앉아 있는 미모의 아가씨에게로 집중

했다.”앗!”이때, 소세옥은 여인숙 많은 사람 틈에서, 누군지 분명히 깜짝 놀라며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다.그중에서, 또 어떤 사람인지 나지막한 음성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소리도 들었다.

“어째서 저 아가씨까지 이 어수선한 장소엘 뛰어들었을까?”또 하나 다른 사람이”쉬….”하고 손을 휘저

으면서, 말을 가로채 버리고 자기 말을 내세웠다.”조심하게! 저 아가씨를 섣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