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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배는 즉각에 일 장 거리나 봉랑자의 배로 가까이 다가들었다.웃음 띤 낯으로 태연히

말했다.”허어, 그거 참! 우리 봉랑자! 그 독침의 맛이란 정말 견딜 수 없는데‥‥‥ 이 늙은

도사를 좀 불쌍히 여겨 달란 말이오! 내가 만일에 살아서 모산(芽山)으로 돌아가기만 한다

면, 이레 동안 밤낮 없이 봉랑자를 위해서 초생경(超生經)을 읽어 줄 테니‥‥‥ 그래서 봉

랑자가 극락 세계로 훨훨 날아서 올라갈 수 있도록‥‥‥‥”이때, 봉랑자가 타고 있는 배도

방향을 돌려서 서기의 배를 질풍같이 쫓아가고 있었다.걸인 도사의 배보다도 두 장 거리

나 앞서 있었다.그러나 서기가 타고 있는 배와의 거리는 아직도 칠, 팔 장이나 떨어졌다.

서기는 두 척의 나룻배들이 똑같이 자기 배를 쫓아오는 것을 보자, 극도로 초조해졌다. 걸인

도사가 봉랑자와 옥신각신하는 틈을 타서 껄껄대고 웃으며 말했다.”핫! 핫! 핫! 맞았어 ! 맞았

어 ! 봉랑자! 걸인 도사를 한 번만 용서해 주구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돈을 써 가면서 도사를

청해다가 경을 읽게 한다는 것은 더 시끄러운 노릇일 테니 ‥‥‥‥”봉랑자는 간드러진 음성

으로 기탄 없이 웃어 젖혔다.”오호호호! 사기 협잡꾼 주총! 나와 걸인 도사가 싸움이 붙기를

그대는 은근히 바라고 있단 말이지? 그렇지?”서기는 팔자 수염을 쫑긋쫑긋하면서 소리 없

이 웃었다.”그야 두말할 것도 없지! 그대들이 싸우고 있는 틈을 타서 나는 뺑소니칠 수 있으

니까‥‥‥‥”걸인 도사는 두 소맷자락을 동시에 맹렬히 휘둘렀다. 그의 배는 일 장 거리나

더 서기의 배에 접근해 들어갔다.봉랑자의 배와는 일 장 반쯤 떨어져 있었다.걸인 도사는 닭

고기 한 점을 꿀꺽 삼켜 버리고 침을 탁 뱉고 소리를 질렀다.”사기 협잡꾼! 자네는 평생에 진

짜 말이라곤 한 마디도 해본 일이 없더니, 오늘 하는 말만은 진짜로군! 나하고 봉랑자하고는

물론 싸움을 하지! 그러나 자네를 먼저 처치해 버리고 나서야 서로 손을 쓰기 시작할 걸세!”

서기가 타고 있는 나룻배는 돌연, 강 기슭을 향하여 일 장 이상이나 쏜살같이 달렸다.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중얼댔다.”그건 안 되지! 나는 속임수를 쓰는 데는 천하제일이지만‥

‥‥ 그대들과 싸움을 하다니? 그건 도저히 당해낼 길이 없는걸! 어쨌든 오늘은 내 재수가

옴 붙었단 말이야! 두 분끼리 잘들 해보시오! 나는 좀 용서해 주구‥‥‥‥”봉랑자가 또 간

드러지게 웃었다.”오호호호! 그대를 용서해 주